미국지역은행 부실 사태, 2023년의 악몽 재현될까

들어가며

2025년 10월 중순, 미국 금융시장에 다시 한번 지역은행 부실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수천만 달러 규모의 대출 손실이 연이어 보고되면서, 2023년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시장을 흔들고 있는데요. 이번 글에서는 현재 상황과 그 배경, 그리고 향후 전망을 객관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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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지역은행 부실

무슨 일이 일어났나

지역은행들의 대규모 손실 처리

10월 16일, 유타주 소재 지역은행 자이언스 뱅코프는 자회사가 취급한 5,000만 달러(약 712억 원) 규모의 대출을 회계상 손실 처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같은 날 웨스턴얼라이언스 뱅코프 역시 유사한 규모의 손실을 공개했고, 두 은행의 주가는 각각 13.14%와 11% 급락했습니다.

이 충격은 금융 섹터 전반으로 확산되었습니다. 50개 소규모 은행으로 구성된 KBW지역은행지수는 하루 만에 6.3% 폭락했고, JP모건체이스(-2.34%)와 뱅크오브아메리카(-3.52%) 같은 대형 은행도 타격을 받았습니다. 결국 S&P500지수까지 0.6% 하락하며 시장 전체가 동요했습니다.

자동차 산업 부실의 연쇄 효과

지역은행 문제에 앞서, 자동차 관련 기업들의 연쇄 파산도 금융권에 경고등을 켰습니다. 자동차 부품사 퍼스트브랜드와 자동차 대출 업체 트라이컬러홀딩스가 잇따라 파산하면서, JP모건은 1억 7천만 달러의 대출 회수 불능 위기에 직면했고, 오하이오주 지방은행 피프스서드는 2억 달러 규모의 손실을 반영했습니다.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CEO는 이를 두고 “과잉 대출의 초기 징후”라고 경고했습니다.

 

2023년 실리콘밸리은행 사태의 그림자

SVB 파산이 남긴 상처

이번 사태는 자연스럽게 2023년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을 떠올리게 합니다. 캘리포니아 소재 지역은행이었던 SVB는 저금리 시기 장기 국채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며 성장했지만, 금리 인상으로 보유 자산 가치가 급락하면서 18억 달러의 손실을 입고 파산했습니다.

SVB 파산 직후 주가는 60% 이상 폭락했고, 예금자들이 돈을 찾기 위해 몰려드는 뱅크런 사태까지 발생했습니다. 이는 지역은행 전반에 대한 신뢰 위기로 이어졌고, 예금이 대형 은행으로 대거 이동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이후 계속된 지역은행 파산

SVB 이후 지역은행들의 파산은 계속되었습니다. 2024년 4월 필라델피아의 리퍼블릭 퍼스트 뱅코프, 2025년 초 시카고의 풀라스키 세이빙스 뱅크, 그리고 6월에는 텍사스의 산타 애나 내셔널뱅크가 차례로 파산했습니다.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시한폭탄

지역은행들이 특히 취약한 이유 중 하나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 비중이 높다는 점입니다. 대형 은행과 달리 사업 다각화가 어려운 지역은행들은 상업용 부동산에 집중적으로 대출했는데,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확산으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여기에 고금리 환경까지 더해지면서 차주들의 상환 능력이 악화되었고, 지역은행들의 부실 대출이 급증하게 된 것입니다.

 

이번에는 다를까, 같을까

비관론: 빙산의 일각일 뿐

일각에서는 현재 드러난 부실이 전체의 일부에 불과하다고 우려합니다. 수천만 달러 규모의 손실이 공개되었지만, 아직 밝혀지지 않은 허위 대출이나 부정 사용 사례가 다른 중형 은행들에도 존재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낙관론: 제한적 영향에 그칠 것

반면 월가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2023년과는 다르다고 분석합니다. 손실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고, 해당 은행들의 실적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것이 주요 근거입니다.

실제로 10월 17일 자이언스 뱅코프 주가는 5%, 웨스턴얼라이언스 뱅코프 주가는 3% 이상 반등하며 시장의 우려가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도 “시스템 전체로 보면 광범위한 금융위기를 촉발할 만한 전이 현상은 보이지 않는다”라고 평가하며 사태 확산 가능성을 낮게 봤습니다.

 

결론: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한 시점

현재로서는 이번 지역은행 부실 사태가 전면적인 금융위기로 확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입니다. 그러나 2023년 SVB 사태가 보여주듯, 작은 신호를 간과했을 때의 파급력은 예상보다 클 수 있습니다.

특히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계속되고 있고, 자동차 산업을 포함한 여러 분야에서 부실 징후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향후 몇 개월간 지역은행들의 건전성 지표와 대출 연체율 추이를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금융 당국과 시장 참여자들이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면, 2023년의 악몽은 재현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역사는 우리에게 경계를 늦추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