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원사업의 양면성에 대한 생각

 


들어가는 말 -정부지원사업의 양면성

초기창업기업에게 정부지원사업은 매우 큰 도움을 주는 것이 사실입니다. 자신의 제품 및 서비스를 시장에 제대로 선보이기 위해서는 상당한 예산이 드는 경우가 있는데, 정부에서는 이러한 기업가들에게 그들이 세운 가설을 검증해보라는 차원에서 매년 꽤 높은 예산을 배정하여 그들의 사업계획서를 평가하고 금전적 지원을 하며 창업 성공을 독려합니다.

이러한 지원시스템에서 주목해야 될 사항은, 정부지원사업을 통해 유의미한 결과를 얻어내고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한 실마리를 발견했다면 다행이기는 한데 그렇지 않을 경우가 훨씬 많다는 통계를 인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첫 시작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게 되지 못하였을 경우 자연스럽게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한 방법에서 고민이 많을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 때의 상황을 잘 견디며 버텨 나가야 되는데, 이 단계에 또 다른 정부사업 지원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동일한 사업을 진행하기는 어렵지만, 잘 찾아보면 본인이 원래 가지고 있던 역량과 그간에 쌓인 경험과 노하우로 약간의 아이템 변형을 통해 할 수 있는 것들이 있는데, 이러한 길로 들어서게 되는 것이 장기적으로 꼭 좋은 결과로 연결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정부지원사업의 양면성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정부지원사업
 

본문 -정부지원사업의 양면성

그간 관찰되어진 기업들을 나름의 뇌피셜 기준으로 나눠볼 수가 있는데, 첫째는 ‘정부지원사업을 너무나 잘 아는 기업’과 다른 하나는 ‘정부지원사업 존재 자체를 모르는 기업’입니다. 둘 다 결국 성공을 할 수도 있고, 모두 실패를 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특징들이 있는 기업들은 다음 단계로 잘 가기 위해서는 현상 진단을 잘 하여 방향을 잘 잡아야 될 것입니다.

 

정부지원사업이 사업모델이 되어버린 기업

위 소제목 그대로 어느 순간 뒤돌아보니 정부지원사업 자체가 사업모델이 되어버린 기업들이 있습니다. 고의로 이렇게 되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경영을 이어가기 위해서 지원사업을 한두 번 더 시도하다보니 이렇게 되어버린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좋게 말해서 일종의 ‘정부과제의 용역회사’, 나쁘게 말하면 소위 ‘좀비기업’이라고도 불립니다. 그간의 경험을 통해 페이퍼 작업은 능숙하고 특별히 부족한 부분 없이 적당한 과장과 Guessing을 통해 사업계획서를 잘 꾸려내는 경우입니다. 이를 나쁘다고 말하려는 게 아닙니다. 해당 기업에서 세운 사업계획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어내지 못하는 경우 회사 유지를 위해서 나도 모르게 이러한 수순을 밟게 되는 경우가 꽤 많음을 직시할 필요도 있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지난한 과정을 견뎌내며 오랜 시간 후에 성공모델을 만들어 성장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본인의 아이템이 정부지원사업에 선정이 되었다고 사업이 성공하리라는 보장이 없음을 반드시 알아야 합니다. 진짜 매력적인 아이템이라면 엔젤투자를 비롯하여 투자유치가 연결되는 경우가 많은데, 투자유치는 없이 매년 나오는 정부지원사업을 통해 회사를 유지하는 경우라면, 회사의 아이템과 사업모델에 대한 심도있는 고민이 더 필요할 것임을 분명히 인지를 하고 있어야 합니다. 회사의 훌륭한 리소스를 엉뚱한 데에 쓰고 있지는 않은지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지원사업 존재 자체를 모르는 기업

반면에 정부지원사업 존재 자체를 모른 채로 사업을 어느정도 일궈서 성장해 나가는 기업들도 볼 수 있습니다. 기업이 유지되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대체로 사업모델이 가치있는 경우가 많으며, 대표 및 대표를 둘러싼 환경이 좋은 경우가 많습니다. 오히려 이러한 기업들에게 정부지원사업이 크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정말 기업의 성장주기의 모든 단계에서 필요한 지원이 가능하도록 지원사업이 잘 설계되어 있는데, 지원금의 문제를 떠나 방법의 문제를 해결해주어 다음 단계로의 점프에 도움을 받게 될 수 있습니다. 이미 잘하고 있는 기업에게 정부지원은 더 큰 도약을 위해 작용되는 경우가 많기에 이러한 기업들은 지원사업을 적극적으로 찾아 시도해야 합니다.

 

정부지원사업의 성격을 잘 파악하자

정부는 사업이 선정된 기업이 모두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지원을 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부분은 통계를 통해서도 누구나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민간 VC나 엑셀러레이터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모 엑셀러레이터 팀장이 한 말이 생각이 나는데, 해당 기업과 아이템 분석이야 당연히 하겠지만, 크게 고민하지 않고 초기 기업들 20개 중 1개 기업 정도가 성공한다는 확률로 투자를 진행한다고 합니다. 평가도 대동소이하게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보통 기업밸류 10억원에 5천만원 투자로 20개를 그냥 깔아둔다는 것입니다. (물론 아닌 경우도 많을 것입니다.) 하물며, 투자금 회수에 부담이 없는 정부지원사업은 어떨까요?

부처와 그 예산을 실행하는 입장에서 예산집행률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정 수준에 혹여나 못미치더라도 배정된 예산의 집행률을 높여야 된다는 사유로 과제가 선정될 수 있음도 명심을 해야합니다. 정부사업 선정을 사업 성공을 위한 여러 발판 중의 하나 정도라고만 인지를 하고 사업을 수행하여야 합니다. 사업이 선정되었다고 일이 끝나는 것이 아니고, 그 때부터가 시작인 것입니다.

 


맺음말

가끔 정부지원사업이 선정이 안되었다는 이유로 사업을 추진하지 않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이런 마음가짐이 있다면 창업을 한번 고민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또한, 정부지원사업이 선정이 되었다고 크게 좋아할 필요도 없고, 사업이 선정이 안되었다고 타격을 받을 이유도 없습니다.

창업과 도약, 그리고 성장은 42.195km라는 긴 여정 끝에 끝이 있는 마라톤이라는 비유를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이 여정은 골인점이 있는 마라톤이 아닙니다. 내 차에 기름이 반도 안 차있는데 이 연료가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항시 불안한 마음은 패시브로 장착한 채 끝없는 가보지 않은 길을 운전해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라는 비유가 적당할까요? 그러한 여정에서 정부지원은 ‘야 힘들지, 조금 더 가봐.’ 라고 중간에 우연히 만난 주유소에서 약간의 연료를 채울 수 있을 정도의 바우처를 얻게 되는 정도로만 이해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바우처를 계속 타내기 위해 직진을 해도 모자랄 판에 이리저리 방향을 바꾸는 운전을 계속하다보면 처음 당신이 생각한 성공은 점점 더 멀어지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 이상 글을 마치겠습니다.